대통령이 대입을 놓고 한마디했다는데!! 벌집을 건드린 꼴,아님 벌통을 차버렸나 싶다.
먹고살겠다고 다 늙어서 학원가에 들어와서 거의 20년째 애들을 가르친다. 과목도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 중의 마이너인 '논술'이다. 논술이 왜 마이너냐고? 국영수인 주요과목은 이해관계가 달린 사람은 많은데, 논술은 그렇지가 않아서이다. 그 과목이 없어진다고 해서 아무도 애닳파하는 사람이 없어서이다
학부모는 영어수학 하기도 바쁜데, 또 하나 추가되는게 비용이 늘어난다 생각하니까 싫어한다. 또 학교에서는 주요과목에서도 사교육에 경쟁력이 밀리는데 여기에 논술준비까지 도와줄 여력이 없다. 그렇다고 대학이 목매달고 해야할 이유가 있는것같지도 않다. 구름떼같이 몰려오는 논술시험 전형료는 탐나겄지만, 근래 그것을 폐지했을 때 정부에서 반대급부로주는 지원금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래서 사교육을 부추기는 원흉이 되어서 두들겨맞다보니까, 과목자체가 거의 사라져버렸다.
그래서 나도 명색이 논술선생이고 논술이나 면접 책도 쓰고는 있지만 가르치는 애들이 지금은 없다. 여름방학 들어가면 반짝 몰려오는 애들이 있지만,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글쓰기' 실력이 늘어나겠는가? 글을 쓴다는 것은 사고를 하는 것인데, 사고력이 암기력은 아니지 않는가? 한국대학을 가려고 나한테 배우는 애들은 거의 없다. 내가 가르치는 애들은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대학들이 글쓰기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난 지금 국제학교 애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고 있다.
밑에는 지난 20년 동안에 내가 가르치면서 느낀것이다. 나만의 느낌이니까 '독단적'인 생각일 수도 있다.
1. 사람들은 수능이 필기구만 들고 들어가니까 공정할거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은 시험이 '수능'이다. 투자대비 효율성이 가장 높은 시험이 수능이다. 수능은 엉덩이를 깔고 오래 앉아서 반복하면 높은 점수가 나오는 시험이다. 그래서 재수하고 삼수하면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는다. 대치동에 의과대학을 많이 보내는 휘문고란 학교가 있다. 그 학교 앞에는 자연계열 종로학원이 있다. 우스개소리로 휘문고 애들은 고3을 마치고, 앞에 있는 종로학원에서 1년을 더다니는게 '필수'라고 한다.그래서 이전에 자료를 보면 휘문고나 이런 학교는 재수가 거의 기본이고 삼수 사수까지 간다고 한다. 그래서 비율이 200%가 넘는다. 즉 현역대비 재수생이 항상 많다고 한다. 난 일산에도 학원이 있는데, 윤도현이 나왔다는 파주 문산종고나 이런데서 애들이 오기도 한다. 이런 학교는 재수생 비율이 현역대비 30%정도, 즉 현역이 10명이면 재수생이 3명정도라 할까! 지금은 아마 더 낮아졌을거같다. 이런 동네는 재수 시킬 돈이 없으니까!! 곧 수능은 돈에 비례한다.
2. 학종은 의외로 '기회의 평등'을 구현해주는 장치이다. 이번에 조ㄱ카가 지방의대를 지역인재전형으로 통과했다. 자존심이 걸려있으니까, 얼마맞았냐고? 수능점수를 물어보지는 않았다. 아마, 수능으로는 지방의대라 그래도 턱도 닿지 않을거같다. 학교에 들어가니까 정시로 온 누나와 오빠들이 많단다. 3수 4수를 해서 말이다. 의사가 된다면, 1년 연봉으로 지난 시절 3수나 4수를 했다할지라도 그 돈을 단번에 만회할 수 있을테니까, 의대에 장수생들이 많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던 지역인재라는 학종전형이 있었으니까, 100명도 안되는 시골 군단위 여고를 졸업하고도 의대를 들어갔었지, 수능으로 갈려 했다면 상당히 어렵지 않았을까 싶다.
3. 대통령은 사교육과의 카르텔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카르텔이 있다면 바로 잡아서 쇠고랑을 채워버리면 사교육업계 사람들도 통쾌해 할거같다. 사교육도 강남 대형 온라인입시업체나 동네소규모 학원은 이해관계가 전혀 다르다. 경쟁관계라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같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과목간에도 이해관계가 다르고, 같은 과목이라고 할지라도 경쟁이 치열한게 사교육이다.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장같다. 차라리 카르텔이 있다면 이런것이지 않을까. 대입을 공교육의 장으로 연계시키겠다고, 수능시험을 교육방송의 교육내용에서 출제하겠다고 했는데, 그 뒤로 교육방송이 교재를 독점해서 팔아서 부자됐다는 이야기만 들었다. 사교육이 줄어들었다는 소리는 못들어봤다. 이게 카르텔이 아니면 무엇인가?
4. 그리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단체 중에 하나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인데, 이름자체가 혐오 그자체이다. 본말이 전도된 업체인데, 난 항상 걱정스러운게 '공교육'인데, 무언가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니까 지난 시절 했었던 모든 일이 엉뚱한 결과만 가져왔다고 볼 수있다. 이전정권에서 김현미가 부동산 투기잡는다고 부동산 정책만 수없이 뒤적거리다가 엉뚱하게 집값만 잔뜩 올려놓고 떠난 꼴이다.지난 시절 정권과 찰딱붙어서 교육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듯이 보이드만 그 결과는 학생수도 줄었는데 사교육비만 더 늘어나는 결과만 가져왔다.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을 만든다더니 결과는 사교육비만 더 늘어나게 해버렸으니 말이다. 난 20년전 학원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도 전교 1등인 애가, "학교가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이 항상 시끄러워요. 앉아서 떠들 때가 수업시간이고 서서 떠드는 시간이 쉬는 시간이어요" 그랬는데, 몇년전 고3 아들이 학교를 가는데 커다란 곰인형 푸를 들고 간다. 남자애가 그 인형을 뭐에다 쓸려고 그랬더니, 수업시간에 배고 잘려고 그런단다. 고 3 수업시간에 애들 반틈이 넘게 잔다 그런단다. 난 이야기만 들어서 그런데, 정말 교실 안이 그런가!!
5. 수능에서 변별력을 높이겠다고 넣는 '킬러문항'은 한국 교육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학부모들 돈 잡아먹는 괴물이다. 생각있는 사람이라면 하지 말아야할 일이다. 몇년 전이다 고양외고 3학년 여학생이다. 연대도 합격하고 이화여대도 논술전형에서 수석합격을 해서 장학금을 6년짜리인가 7년짜리인가를 받았다. 논술우선선발로 합격을 한 학생인데, 내 앞에서 이제 대학을 합격했으니까 이제는 이런 책이 필요없다고 버리는데, 그애 짊어지고 다니는 팩속에서 꼬물꼬물 나오는게 전부 수학책이었다. 영어나 언어는 1등급이 나오는데 수학에서 그 몇문제를 못풀어서 점수가 안나온다나. 지난 1년간은 수학만 목숨걸고 공부했다고. 그 4점짜리인가 뭔가, 그 문제를 풀라고!! 언론사 기자가 되고 싶은게 그 애 꿈이었는데, 그렇게 수학에 짓눌려서 공부를 해야 하나?싶다.
6. 교육이 파행이라는 것은 느낌으로도 대부분 알고있을거 같다. 난 애들 논술과 철학을 가르치는데, 일산에서 애들 가르칠 때다.민사고를 갈려는 애들은 중등철학올림피아드를 준비하는데, 한국철학회에서 주관하는 철학올림피아드 대상을 받는 애들도 나중에 고등학교 진학하면 자연계열로 바꿔서 의대를 간단다. 문과성향의 애들도 공부를 잘하는 애들은 나중에 다 부모의 강권에 의사가 되기로 방향을 바꾼다. 언제, 비오는 날인가, 어느 어머니가 와서 애가 경기과학고를 진학하려하는데 자기 소개서 쓰는데 도움을 달란다. 실제는 의대를 가고싶은데, 뛰어난 과학자가 되고싶다고 포장을 하고 싶은데 도와주란다. 소설을 쓰는데, 도움을 달라는 이야기다. 지금의 사교육비가 늘어난 이유가 뭐겠는가,의대를 보내야하는데 그럼 남들보다 더 일찍 뛰어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강남에 초등학생 대상으로 의대반을 만들어서 일찍부터 운영한다니까 말이다.
7. 내가 봤을 때 사교육비의 문제는 입시를 어떻게 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쉽게 말해서 교육부가 답을 낼 수 있는게 아니다. 사회정책의 문제이다. 내가 학원을 처음 할 때다. 전교 일등과 전교 꼴등을 같이 넣고 논술을 가르친 적이 있다. 난 그애가 전교 꼴등인지 몰랐다. 그렇지만 나중에 알았다. 전교 꼴등이 나한테 논술을 배워야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그렇지만 이 전교 꼴등도 영어 수학 국어 논술을 배우러 나말고도 다른 학원을 다 다니고 있었다. 어떻게 하겠는가? 부모가 봤을 때, 자기 애가 공부를 못한다고 그냥 내버려두겠는가? 지금은 최저임금도 많이 올랐고 사람도 부족한다니까 공부를 포기할 수도 있어보인다. 그렇지만 그 때에는 공부를 시키지 않고 그애가 나와서 주유소에서 총이나 쏘면서 알바로 인생을 사는것을 그냥 쳐다볼 부모는 없을 것이다. 또 언제인가 명덕외고를 나와서 서강대 경영학과를 다닌 애가 반수를 하겠다고 나를 찾아왔다. 어디를 갈거냐고 물어봤더니 고대 경영학과를 가겠단다. 그 두학교의 차이가 전년 입시결과를 봤더니 표준점수 1점차이가 안난다. 수능이라면 한문제 차이도 아니다. 그냥 다니는게 낫지 않겟냐, 내가 서강대 나왔는데 나중에 사회생활해도 서강대 경영학과 나와서 그렇게 서글플 일은 없을거 같은데, 그랬는데 아니란다!
결론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교육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입정책국장을 짜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니를 죽이고 나만이 살아남겠다는 처절하고 치열한 경쟁의 사회가 문제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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