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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qnd777

걸리버여행기, 애들을 위한 동화일까?



학원의 어린샘이 초딩이들 수업용 '걸리버 여행기' 파워포인틀 만들었는데 봐달란다. 난 걸리버 여행기를 조나선 스위프트가 썼고 ,당시의 영국사회를 비꼰 풍자소설이란 것만 알지, 읽었는지 안읽었는지,아는 지 모르는 지 기억이 안난다. 그런데 줄거리는 아는것 같기도 하고!


우리 샘이 만든 파워포인트를 읽다보니 스위프트는 플라토가 생각한 이상사회의 정반대의 사회가 그때의 영국으로보았나 싶다. 지금, 스위프트를 살려내서 다시 쓰라고 하면, 그는 어떤 여행기를 내놓을까, 슬쩍 궁금해진다.


플라토의 논리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세계는 수호자,생산자, 철학자라는 이 세개의 그룹으로 나뉘어져있단다. 철학자가 마부면, 수호자는 말, 그리고 생산자는 마차 이렇게 비유하면 돼나? 그런데 스위프트가 이 세개의 사회그룹이 총체적으로 난조에 빠져있다는 것을 보여주기위해서 걸리버여행기를 쓰지않았나싶다. 풍자의 대상이 되어지는 꼴 사나운 사람들과는 쌈하기는 싫고,그렇다고 그친구들을 그냥보고 넘어가기는 싫고 그렇지 않았나싶다. 그러니 비판이 아닌 풍자로,두리뭉실하게넘어가기로!


즉 사람들에 따르면 소인국의 궁정세계의 정치인들은 지키라는 나라는 안지키고 자기들의 이익만 잘 지키는 사나운 개 같은 것이고, 하늘에 붕떠있는 라퓨타는 현실에 뿌리박지 못한 초현실주의적인 과학자들의 세계를 풍자한 것이란다. 포탄을 만들 수 있다면서 잘난척하다가 벌레만도 못한 놈이라고 거인국의 왕에서 조롱받는 걸리버의 모습에서 '인간우선주의'의 독선도 보여주다가, 뛰는 망아지보다 못한 잘난 지도층 인간놈들인 야후가 넘치는 휴이넘의 세계를 거쳐서 걸리버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온다. 집에온 걸리버는 마눌도 가까이오지마라했단다. 야후 냄새난다고!! 그러고는 마구간에 가서 망아지들하고만 정답게 이야기했단다. 인간은 혐오스럽고 세계는 가증스럽고 그런것 아닐까 싶다.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소인국 릴리푸트에서 사람들이 싸우는 이유는 그들의 몸뚱이만큼이나 사소하다. 계란을 뾰족한 곳부터 깨느냐,아님 펑퍼짐한 것부터 깨느냐 다투다가 전쟁으로 번졌다. 그리 따질 것 없다. 우리와 가까운 윗나라에서는 일어나서 물개박수 안치고 앉은 자리에서 깔짝깔짝 하다가 몸이 두동강난 고모부도,또 앉은 자리에서 졸다가 고사포를 맞고 간 참모총장도 있었으니, 콜롬부스의 달걀처럼, 계란깨기는 그에 비함 너무나도 심오한 화두다.

 또한 사람들의 출세는 '재주넘기'로 결정한다. 왕 앞에서 가장 잘 뛰고 잘 기는 사람만이 왕의 눈에 들면서 발탁된다.그것이 '릴리푸트'에서만이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라의 어떤 요리사는 그 나라 왕의 밥상을 잘 차려서 왕의 예쁨을 받고 전쟁 중인 그나라의 국방장관의 자리를 넘보기도 한다는데!리듬체조 선수 대신 왕후자리를 안노린것이 다행이라할까!


이제 그반대 거인들의 세계 브로브딩낵으로 걸리버가 갔을 때이다. 거기에서 거인농부에 사로잡힌 걸리버는 재주부리는 서커스단의 곰과 똑같은 처지에 놓여서 엄청난 착취 끝에 말라비틀어져가다가, 왕비에게 팔려가면서 고생문을 벗어난다. 약자가 수탈당하는 것은 현실세계나 동화의 세계나 마찬가지.


왕과 왕비의 예쁨을 받게 된 걸리버는 무언가 기여하고자 왕에게 자랑스럽게 살상무기인 대포를 만들겠다고 자랑을 했단다. 그렇지만 칭찬은 웬걸, 거인 왕의 눈에 벌레사이즈에 불과한 어린 놈 걸리버가 그렇게 지극히 비인간적이고 흉악한 생각을 한 것에 경악하고서, '오래 살고 싶으면 그런 말을 하지마라"고 충고받았단다. 그만큼 우리 인간들의 생각이란 한심하다는 것.

그가 천공의 섬 라퓨타에 올랐을 때이다. 그 세계의 과학자들은 똥을 다시 음식으로 되돌리는, 생태학적으로는 말되고 물리학적 '엔트로피' 개념으론 말이 안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쓰잘데기 없는 것만 하고 있다는 이야기! 이미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했다. 철학이 아니라 철학자들이 문제라고, 지식이 문제였겄나?그지식을 어떻게 쓰는 인간들이 문제였것지. 지난 번 교과서에 민주주의라는 버스에 '자유'라는 번호판을 달것인가 말것인가 싸울라그럴때, 우리사회에서 자유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다 천공의 세계 라퓨타에 가 있는지 알았다.


제일 마지막의 나라로서 휴이넘의 이야기다. 이 나라에서 인간같지 않은 인간인 야후들이 살아가는 한 사례로서 '총리'가 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조금 재밌다. 하나는 집안의 여자들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만만한게 딸이고 동생이다.우리도 조선시대엔 그랬다. 딸이나 동생바치고 세도누렸던 놈이 한둘이었나? 영국에는 지 마눌도 총리되고자 왕에게 바쳤나부다. 둘째는 전임자를 배반하거나 음해하는 것인데,누가 공직에 들어선 인간들에게 영혼이 있다 그랬나? AI가 대신할 수 있는 '지식'만 있으면 되었지.영혼과 양심은 학교다닐 때 도덕책에서 보고 다시 본적이 없는데


여기까지 쓰다보면서 알았다.내가 걸리버여행기는 들어만봤지 읽어본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그래서 시간을 내서 다시 읽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앞의 내 생각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제 결정을 내리기로 했는데, 초딩이들 한테는 이 수업을 하지 않기로, 새롭게 출발하는 애들한테 재수없게 이 더러운 현실을 알게해주는게 어른으로 할일은 아니라는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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