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가을이었습니다. 체드윅을 졸업한 한 학생이, 그리스·로마 철학을 주제로 ‘araetaic turn’이란 제호로 학생들이 스스로 저널을 발간하여 만드는 것을 도와준 적이 있습니다. 발간의 의도는 무엇인가는 제 자신은 잘 알 수는 없었지만, 이전에도 수없이 국제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종류의 저널이나 매체가 발간되었다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EC(Extra Curricular) 활동의 일환이어서인지,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면, 그러한 잡지들이 생명을 다하는 일회적 활동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쌓았다가 무너지는 모래성같이" 이러한 활동이 새롭게 시작하였다가, 학생들이 대학에 가고 난뒤에는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작업이 안타까워서 제가 이일을 맡아서 '지속가능하게' 진행을 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책임을 갖는다고 제가 저널발간에 모든 일에 관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발간’의 연속성만을 책임지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글을 쓰고 이에 대해서 논평을 달고, 거기에서 쓰여진 글들을 모아서 온·오프라인으로 발간을 하는 것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일입니다. 난 학생들의 이러한 할동에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생들이 쓴 글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코멘트를 다는 일은 할것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저널을 제작하는 일은 참여하는 학생들의 몫입니다
다만 이를 발간하는 발행인으로서, 제가 생각하는 이 저널(VEKHI)의 발간목적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저널이 학생들의 사유의 폭을 넓고 깊게하여 심층적 사고력을 증진시킨고 이를 글로서 표현하여 자신의 생각을 적확하게 드러내서 이러한 사고를 다른 학생들과 나누어가지는 교류의 장이 되기를 바래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국내 고등학교(secondary school)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그 해에 주목할만한 페이퍼나 에세이 또는 북 리뷰 및 의견 등 게재될만한 가치가 있는 글을 등록해서 다른 학생들과 그에 대한 생각을 교환함으로써 서로간에 발전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입니다.
둘째는 학교를 마치고 영국이나 미국에서 재학중인 학생들을 편집장과 부편집장으로 선임하여, 또 다수의 학생들이 쓴 글을 검토하여 논평을 달아주는 평가위원(reviewer)으로 활동함으로써 먼저 공부한 학생들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국내 재학중인 학생들의 사고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셋째로는 미국이나 영국대학의 해외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과의 학술적 교류를 증대함으로써 그들의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자하는 목적에서입니다. 해외에서 공부를 한다고 하더라고 국내의 현실과 공부가 괴리가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해외각지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의사소통을 증대함으로써 그들의 공부를 서로 견주어서 비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를 바래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혼탁한 국내의 글쓰기 시장을 조금이라도 맑게 해주는 자정장치로서의 역할을 이 저널이 해주기를 바래서입니다. 성과위주의 사회여서 글쓰기 역시 대학입학의 하나의 스펙으로서만 여겨지는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저는 이 저널이 이러한 스펙이나 수단으로서의 글쓰기가 아닌 학생들 간에 진정한 자신이 학술적 능력을 고양시키고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글쓰기 본령으로 자리를 잡기를 정말 원해서입니다.
왜, 제호가 'VEKHI'인가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링크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